도박중독 자가진단, 도박중독으로 부터 벗어나느 방법(gambling addiction)

 

 

서론

흔히 ‘중독’이라고 하면 술이나 약물과 같은 물질이 몸 속으로 들어가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최근 중독에 대한 개념은 약물중독을 넘어 도박, 식이장애, 쇼핑중독, 게임중독 등 행위중독 개념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도박이란 ‘불확실한 결과에 대해 돈을 걸고 하는 내기’를 말합니다. 이런 의미에서는 승부를 걸고 하는 모든 내기는 비록 가볍다 해도 모두 도박에 속한다고 할 것입니다. 물론 도박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일부의 사람들이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도박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합법적인 도박도 있는데 카지노(내국인은 강원랜드)를 비롯해서 경마, 경륜, 경정, 로또를 비롯한 복권, 스포츠 토토 등이 정부의 허가 하에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사회는 합법적인 도박은 물론이고 불법적인 도박이 크게 성행하고 있는데 한동안 큰 사회문제를 일으켰던 바다이야기, 스크린 경마를 비롯한 성인오락실, 오래 전부터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던 각종 하우스, 그리고 최근에는 카지노바, 인터넷을 이용한 각종 도박이 주변에 널려있는 현실입니다. 과거 성인 남성 위주의 도박에서 최근에는 여성 중독자의 비율이 늘고 있고 심지어는 청소년들도 무방비로 도박의 유혹에 노출되어 있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도박중독은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예방과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도박중독에 대한 사회나 가족들의 인식과 태도 변화가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앞으로 왜 사람들이 도박에 빠지는지, 어떻게 하면 치료가 될 수 있는지, 가족들은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작성 및 감수 : 대한의학회_대한신경정신의학회

도박중독이란 무엇인가?

도박중독은 현재 정신의학에서는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으로 분류됩니다. 본인이 아무리 절제를 하려고 해도 저항할 수 없는 충동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반복적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임상적인 측면에서 보면 내성, 금단증상과 의존성이 있고 이로 인해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지속한다는 측면 등으로 보아 전형적인 ‘중독’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도박중독을 진단하는 설문도구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기서는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진단도구인 미국진단편람의 도박중독 진단기준을 소개합니다.

도박중독의 진단기준

위의 진단 기준에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도박의 특징적 증상은 내성과 금단증상으로 인한 조절력 상실입니다.
내성이란 같은 흥분을 얻기 위해 자극이 점차 강해져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자극으로는 더 이상 자극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점차 강력한 자극을 찾는 것입니다. 술꾼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처음에는 한 병만 마셔도 기분이 좋지만 시간이 갈수록 양이 늘게 됩니다. 도박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납니다. 도박에 거는 돈의 액수가 점점 더 커져야 하고 횟수도 증가합니다. 또한 점차로 더 강력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도박에 빠져드는데 이를 내성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금단증상입니다. 대부분의 도박중독자들은 어느 순간 자신에게 문제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제 그만 해야지 결심하지만 대부분 실패로 돌아갑니다. 바로 금단증상 때문인데 도박을 하지 않으면 초조하고 불안하고 안절부절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다시 도박을 하는 순간 금단증상은 씻은 듯이 사라지고 맙니다. 이 단계가 되면 끊고 싶어도 의지대로 쉽지 않습니다.

진단에 있어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는 바로 동반질환을 감별하는 일입니다. 도박에 깊이 빠져 중독 상태에 있는 경우 반드시 정신과의사의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한데 흔히 우울증을 비롯한 기분장애나 주의력 결핍, 성격장애나 다른 중독성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우 치료적인 접근도 상당히 달라집니다. 따라서 위의 진단기준에 해당이 되는 경우 반드시 정신과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작성 및 감수 : 대한의학회_대한신경정신의학회

왜 도박에 빠지는가?

1. 도박 자체의 요인

사람들은 왜 도박을 하는가? 이 물음에 답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도박 자체가 주는 재미와 승부에서 이길 경우 발생하는 쾌감이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처음부터 돈을 따기 위해 도박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심심풀이, 재미와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이들 중 일부의 사람들이 중독에 빠지게 되는 것 입니다.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초기에 돈을 따는 경험을 하는데 특히 크게 딴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주의를 요합니다. 이를 big win이라고 하는데 이게 머리에 기억으로 남아있어 비록 지금은 잃고 있지만 언젠가 다 만회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도박은 쾌감 뿐 아니라 현실 도피적인 성향도 만족시켜줍니다. 사회적응의 어려움이나 고민, 불안과 같은 부정적 감정도 일시적이지만 회피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됩니다. 비록 일시적이고 부작용이 크지만 순간적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유혹을 이기기 어려운 것입니다.

2. 사회 환경적 요인

일반적으로 도박중독자의 비율은 전 인구의 1-2%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나라와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는데 사회가 도박에 대해 허용적일수록, 쉽게 접근이 가능할수록 중독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미국은 원주민인 인디언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해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것을 허가하였습니다. 그런데 카지노를 중심으로 가까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도박중독자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만큼 접근가능성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중독자 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환경적 요인이 일조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박장이 생기면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게 되고 중독자의 수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또한 요즘처럼 경제적 위기로 실직자가 많고 건강하게 여가를 보내기 어려운 사회 환경도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어릴 때 도박을 접하는 것도 고위험군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인터넷 게임중독이 늘어난다면 향후 이 자녀들이 더 쉽게 다른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 됩니다.

3. 성격적 요인

누구나 도박에 빠질 수 있지만 특히 도박에 더 잘 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임상적인 측면에서 보면 도박중독자를 크게 자극추구형과 현실도피/적응장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학문적으로는 더 여러 유형으로 나눔). 자극추구형 중독자들은 쉽게 말하면 타고나는 도박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어린 시절 발병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이들의 어린 시절 성장과정을 들어보면 어릴 때부터 내기를 좋아하고, 경쟁적이고, 호기심, 모험심이 많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릴 때 구슬치기, 딱지치기를 해서 지면 잠이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환자들이 흔히 있습니다. 도박을 하는 종류도 비교적 다양한 것이 특징입니다. 카지노, 경마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 유형입니다. 또한 도박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대개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서고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에너지는 많은데 이 에너지의 방향이 잘못될 경우 쉽게 중독에 빠질 수 있는 유형입니다.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도박을 접하면 쉽게 중독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실도피/적응장애형은 우울, 불안 등의 정서적 측면, 스트레스와 관계가 많은 유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대개 늦은 나이에 도박을 시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성 도박중독자들이 흔히 이 유형에 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혼이나 가정적 문제, 우울과 불안 같은 환경적, 정서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도박을 하는 동안은 만사를 잊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며, 또한 현실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시 도박장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극추구형과 달리 스트레스를 회피하는 도구로 도박이 이용되는 것입니다. 성격적으로도 내성적이고 대인관계가 많지 않고 세상 다른 재미를 잘 모르고 살아온 사람 가운데 도박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런 유형의 사람들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두 유형이 명확하게 구별되는 것은 아니며, 치료 방법을 정하기 위하여 어느 성향이 높은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초기 자극추구형으로 시작해서 오랜 기간 도박에 빠지면 서서히 현실도피형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도박으로 인해 직업에도 문제가 생기고 친구도 멀어지고 여러 이유로 서서히 정서적 문제가 생기는데 이런 부정적 감정을 피하기 위해 도박을 지속하는 경우입니다.

4. 유전적, 생물학적 요인

도박중독에는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도파민, 세로토닌 및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여러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쉽게 도파민이라는 물질 한가지로 설명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알코올이 혈액을 타고 뇌로 들어가서 측핵이라는 곳에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분비하게 만드는 데 이 물질이 바로 쾌감을 일으키는 물질입니다. 도박의 승리 시 오는 쾌감도 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똑같이 도박을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냥 재미로 즐기고 어떤 사람은 깊이 빠지게 됩니다. 이런 차이가 이미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것일 수도 있는데 일부 연구에서는 약간의 유전성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유전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 중독에 빠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환경적 요인도 중요합니다.

작성 및 감수 : 대한의학회_대한신경정신의학회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스스로 자신은 중독자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들이 스스로 중독자임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기로 결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도박중독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 단도박 모임과 가족교육 등을 병합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약물치료

특히 도박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정서적 문제가 동반된 경우는 일시적으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현재까지 도박중독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물들로는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갈망억제제(날트렉손, 아캄프로세이트) 등이 있습니다. 갈망억제제의 경우 도박 자체의 욕구를 줄여주는데 비교적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성공적으로 도박을 끊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의 유형에 따라 각기 다른 약물을 사용할 수 도 있는데, 환자와의 면담과 성격검사, 심리검사 등을 통해 성격유형과 우울, 불안증상 등을 파악하여 약물을 선택하게 됩니다. 우울증이 심하거나 자살사고가 있을 경우 입원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인지행동치료

인지치료란 쉽게 말하면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아주는 치료입니다. 많은 도박 중독자들은 “도박을 하면 많은 돈을 딸 수 있을 것이다”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 도박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한 잘못된 생각을 교정하고 동시에 행동 조절 훈련 등을 함으로써 도박 중독을 치료 하는 것이 인지 행동 치료입니다. 실제 중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형태의 인지행동치료적인 기법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당신은 중독자인가?

도박중독의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의 도박중독자들이 스스로 중독자임을 인정하지 않고,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번 중독에 빠졌던 사람은 조절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잠시 끊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내성으로 인해 원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어려운 것입니다. 도박중독은 더 이상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병입니다. 스스로 조절할 수 없음을 깨닫는 것, 자신이 도박 앞에서 무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변화의 첫 걸음입니다.

2) 도박은 돈의 문제인가?

많은 중독자들이 도박을 돈의 문제로 이해합니다.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서 도박을 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사실일까요? 돈을 다 회복하면 정말 그만둘까요? 결론은 아닙니다. 도박은 결코 돈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승부가 주는 쾌감에 뇌가 중독 되는 것입니다. 돈은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으로 중독성을 강하게 하는 부수적인 이유입니다. 분명히 돈을 딸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도 도박은 지속됩니다.

3)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는가?

도박의 종류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가 있지만 도박의 결과는 전적으로 확률에 의해 결정됩니다. 100% 운에 의한 도박은 말할 것도 없고 기술이나 분석이 필요한 도박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승률이 좀 높아지면 배당이 낮아지고 결과는 항상 일정합니다. 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나보다 더 잘하는 도박 전문가가 훨씬 많고 1년 내내 도박만 연구하고 분석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들이 결과적으로 항상 돈을 딸 수 있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도박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일정시간 따는 기간이 있을 수 있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다시 잃는 시기가 오게 되어 있습니다.

4) 36계 전법

급성기에 도박의 유혹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회피하는 것입니다. 바로 36계 전법입니다. 어떤 강력한 의지도 지속적 자극 앞에서는 무력할 뿐입니다. 자신을 시험할 필요도 없습니다. 작은 자극도 재발의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할 수 있다면 피하시기 바랍니다. 주머니에 돈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유혹의 전화가 오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의 내적 통제력을 통해 도박충동을 조절하고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유도하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반드시 도박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도록 환경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박에 대한 36계 전법 1.급성기에 도박의 유혹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하는것 2.작은 자극도 재발의 중요한 요인이 됨. 자신을 시험할 필요도 없습니다. 할 수 있다면 피하십시오. 의도적으로 피하시기 바랍니다.

5) 도박의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기

대부분의 도박중독자들은 채무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 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큰 일이 생기면 자신은 피해 있고, 어머니나 아내 등 모든 가족이 나서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젠 모든 결과를 스스로 감당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가족들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이러한 가족의 임시방편적인 도움은 오히려 환자가 지속적으로 도박에 몰입하게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도박의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6) 도박을 지속적으로 끊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라

어느 정도 치료 의지가 생기고 도박을 끊게 되었다면,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중독은 흔히 90일 병이라고 합니다. 대개 큰 일이 생기면 도박 욕구도 떨어지고 결심도 단단히 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어 정신적인 긴장이 풀리고 어느 정도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때 재발이 가장 많습니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도박 외의 대안을 찾는 일입니다. 일단 시간 계획표를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경마나 경륜의 경우 주말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주말 시간활용 계획서를 작성하여 봉사, 운동, 독서 등의 생산적인 시간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라

도박중독자들의 스트레스 관리는 일반적인 스트레스 관리 기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도박중독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행동력, 실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실천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스트레스 이완요법으로 운동과 소속감 갖기가 있습니다. 적절한 운동은 도파민을 증가시켜 긴장을 줄이고 금단증상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종교활동, 친목모임 등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활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도박중독자들과 가족은 서로에게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따라서, 가족간의 대화 기법, 중독자와 사는 법 등을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8) 초점을 바꾸어라

도박을 하지 않는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도박 대신 무엇을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도박을 끊게 되면 현실에 적응하는 문제로 중독자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이때 어떻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가 하는 것은 재발을 줄이는데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때로는 가족들의 지나친 기대감이 재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도박중독자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들은 도박 행위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가정과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단도박 친목모임

도박을 끊게 되면 중독자들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모임이 필요합니다. 중독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한국 단도박 모임은 급성기는 물론이고 재활 및 재발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체입니다. 1984년 결성되어 서울 및 전국 각지에 50개 이상의 지부가 운영 중입니다 (www.dandobak.co.kr, www.dandobak.or.kr). 자신과 같은 중독증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훨씬 거부감도 적고, 모임에 적응이 되어 역할을 맡게 되면 자기 존중감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가족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가족들의 스트레스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초기부터 반드시 병원치료와 함께 단도박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작성 및 감수 : 대한의학회_대한신경정신의학회

가족들을 위한 조언

환자가 도박을 하는 것이 가족들의 잘못은 아니지만 가족들의 비난이나 집착, 과거 빚에 대한 질책 등이 환자의 도박행동을 더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가족들이 도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중독이 질병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더 이상 환자의 도박행동에 대해 집착하지 않도록 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도 반드시 환자 스스로 책임지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들이 환자의 도박행동에 대해 알고 있는지, 또 아는 경우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토론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들의 지나친 간섭이나 집착과 같은 잘못된 태도나 가족간의 갈등, 건강한 의사소통의 부족 등이 치료를 방해하고 재발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가족 및 자녀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술이든 도박이든 중독에 빠지면 더 이상 혼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큰 고통을 당하는 사람은 바로 가족입니다. 남편이나 아들이 중독에 빠진 것은 결코 가족의 탓은 아니지만 중독현상이 지속되는 데는 가족들의 잘못된 태도가 일조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가족들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 것일지 생각해 봅시다.

1. 도박중독은 ‘질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마음만 굳게 먹으면 안 할 것 같은데 왜 저리도 의지가 약한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흔히 듣습니다. 가족들이 먼저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미 ‘중독’이라고 말 할 때는 자기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는 말입니다. 이미 조절력을 상실한 사람에게 조절하라고 말하는 것은 공허한 일입니다. 단순히 의지의 문제나 나약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고 질병으로 인식해야 치료적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빨리 평가 받고 빨리 치료적 도움을 받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입니다.

2. “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말라.

‘하지 말라, 하지 말라’를 외치면서 끝까지 뒷감당을 해주는 것이 우리의 가족입니다.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아들이 직장에서 잘린다는데, 남편이 빚에 시달리다 죽고 싶다는데 어찌 모른 척하고 있겠습니까? 혹 빚쟁이들이 찾아와 아이들에게 문제라도 생기면 어쩌나. 이런 마음에 가족들은 차마 외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게 효과가 있던가요? 물론 아닙니다. 이건 적절한 태도가 아닙니다.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것은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 준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가족들이 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중독자 스스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마지막이겠지, 이런 막연한 심정으로 빚을 갚아주지만 그것이 마지막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라는 사실을 깨닫기에는 불행히도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3. 안하는 시간에 관심을 가져라

도박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하지 않고 그 시간에 대신 무엇을 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가족들은 도박 자체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도박을 하면 온 가족이 난리가 납니다. 부모, 형제가 다 모여 가족회의도 소집합니다. 온 관심이 중독자에게 집중이 됩니다. 일단 돈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상하게도 도박문제가 있으면 관심이 집중되고 도박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이건 뭔가 잘못된 느낌입니다. 오히려 도박 문제가 없을 때 가족들이 더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가족들은 중독자가 얼마간이라도 도박을 끊으면 좋아합니다. 그러나 이때가 진짜로 중요한 시기입니다. 도박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도박대신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한번 중독에 빠졌던 사람들은 다른 일상생활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 한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안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머리를 맞대고 같이 의논해 주어야 합니다.

4. 홀로선 자만이 남을 도울 수 있다.

도박에 빠진 사람들의 모임인 단도박 모임에 가면 가족 모임이 따로 있습니다. 여기 가서 꼭 배워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홀로 선 자만이 남을 도울 수 있다’라는 사실입니다. 내 스스로 건강하지 않으면 결코 중독자를 도울 수 없습니다. 내가 지치고 우울하면 중독자의 회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내들은 남편의 도박행동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합니다. 자신의 삶은 다 사라지고 오직 남편의 행동에 따라 삶이 좌지우지됩니다. 이렇게 하다가는 곧 지치고 맙니다.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져야만 어떤 식으로든지 상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스스로 힘을 얻기 위해서는 가족도 단도박 가족 모임에 꼭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배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헤쳐 나갔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5. 치료는 마라톤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도박중독은 흔히 치료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중독자들에게 질문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도박 안 한지 얼마나 됐어요?”
그러면 3개월이니 6개월이니 대답이 각각입니다. 제법 오래 끊은 사람들은 자랑스런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건 오산입니다. 대부분이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입니다. 치료는 도박을 안 하는 것, 더 나아가 안 하는 것이 더 편한 상태가 되어야 되는 것입니다. 실로 힘든 과정이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잠시 안 한다고 좋아할 것도 없고 어쩌나 다시 했다고 너무 실망할 것도 없습니다. 치료는 그런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도 치료에 희망을 갖는 것, 이게 치료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태도임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도박중독과 관련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신경정신과의사회,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중독예방치유센터, 한국마사회 유캔센터, 강원랜드 한국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경정클리닉

작성 및 감수 : 대한의학회_대한신경정신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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