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품행이상, 반항적행동, 행동장애 (conduct disorder)

 

 

적대적 반항 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아동기 행동장애는 정신과 진단명으로는 포괄적으로 ‘파괴적 행동장애(disruptive behavior disorder)’라 불리며, 그 안에 적대적 반항장애와 품행장애가 포함됩니다. 부모나 어른에게 반항적인 태도를 일부 보이는 것은 발달과정에서 오는 정상적인 면으로 볼 수 있지만, 품행장애의 진단이 내려지는 경우는 그 정도와 문제행동의 빈도가 심하여 정상발달과정으로 받아들일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적대적 반항장애는 지속적으로 부정적이며, 명령에 순종하지 않고, 부모나 선생님과 같은 권위적인 대상에게 적대적 행동을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권위적 대상이 아닌 또래와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경우가 많고, 사회적 규범을 심각하게 무시하거나 타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위험한 행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적대적 반항장애

  • 지속적으로 부정적이며, 명령에 순종하지 않고, 부모나 선생님과 같은 권위적 대상을 상대할 때 적대적 행동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
  • 반면, 권위적 대상이 아닌 또래와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경우가 많음
  • 또한 사회적 규범을 심각하게 무시하거나 타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위험한 행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이런 종류의 반항적 태도는 사춘기를 전후한 아이와 청소년에게서 일반적으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역조사에서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할 때 16-22%까지도 발견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정신과 질병의 진단체계인 DSM-IV 진단기준에 맞춰보면 2-16% 정도가 보고됩니다. 3세경에도 시작된다는 보고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약 8세경부터 시작됩니다. 사춘기 이전에는 남자가 여자보다 많이 진단되지만 사춘기 이후에는 남녀 비율이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아마도 청소년기의 남자가 품행장애로 진단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사실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며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 ‘아니다’라는 말을 하며 자기 의지를 주장하는 것은 인간의 발달과정에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정체성, 자율성, 내적 기분과 자기조절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발달정도나 정신적 성숙도에서 기대하는 바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적대적 태도를 보이고, 권위적 대상에 대해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문제행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적대적 반항장애로 진단할 수준의 문제행동이 생기는 원인은 뚜렷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질적인 차이나 소아기 때 해로운 환경에 노출된 경우, 신체질환을 심하게 앓았던 경우, 지능지체나 학습능력장애와 같은 능력 부족을 경험하는 경우, 좌절감과 불안, 낮은 자존감을 느끼는 것에 대한 방어적 대응으로 적대적 행동을 한다는 설명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1. 특징적 행동

어른과 자주 말다툼을 하며, 분노조절을 하지 못하고 쉽게 이성을 잃습니다. 화를 자주 내고 짜증을 자주 냅니다. 어른들이 하라는 것이나 부탁을 쉽고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자기가 잘못한 일이면서도 타인을 비난하고 남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집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이런 문제행동이 드러나는데, 흥미로운 것은 학교나 다른 장소에서는 전혀 그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아 남들은 전혀 모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례는 처음부터 집 밖에서 문제가 드러나 병원을 찾아오지만 많은 경우는 처음에는 집에서만 문제가 되다가 나중에서야 집 밖의 공간에서 어른들과 다툼이 생기게 됩니다. 특징적으로 혼자 있을 때보다 친구나 어른들과 상호관계를 맺으면서 다툼과 갈등이 촉발되면서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막상 병원에 와서 정신과적 평가를 받을 때나 면담을 할 때에는 어떤 문제도 관찰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만성적으로 문제행동이 반복되면 결국 대인관계나 학교에서의 수행능력에 장애가 생기게 됩니다. 친구가 거의 없고 대인관계에 문제가 뚜렷하고 만족하기 어려워하게 됩니다. 지능 수준이 적절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성적은 하위권인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숙제, 과제물, 시험 등에 대해 반항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울하고 자존감이 낮으며, 쉽게 좌절하고 인내심이 부족하고 분노 폭발이 잦습니다. 청소년기가 되면 음주 문제가 발생하거나 간혹 범법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2. 진단기준

진단기준

  • A. 거부적, 적대적이고 반항적이고 행동양상이 최소한 6개월 지속되며, 다음 중 4개(또는 4개 이상) 의 증상이 있다.
    • (1) 자주 성을 내고 발근 화를 낸다
    • (2) 어른과 말다툼을 자주 한다
    • (3) 어른의 요구에 응하고나 규칙에 따르는 것에 자주 반항하거나 거절한다.
    • (4) 고의적으로 타인을 귀찮게 한다.
    • (5) 자신의 실수나 나쁜 행실에 대해 다른 사람을 자주 비난한다.
    • (6) 다루기 힘들고, 다른 사람 때문에 성을 자주 낸다.
    • (7) 자주 화를 내고 성질을 부린다.
    • (8) 자주 심술을 부리거나 복수심이 강하다
      ※ 주의 : 나이와 발달 정도가 같은 사람들에 비해 문제행동이 더 빈번할 때만 진단기준에 맞는다고 생각한다.
  • B. 행동장애가 사회, 학업 또는 직업기능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 C. 문제행동이 주로 정신질환이나 기분장애의 발병과정에서 발생되는 것이 아니다
  • D. 행동장애의 진단기준에 맞지 않고 18세 이상이면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진단기준에 맞지 않아야 한다.
  • DSM-IV 기준

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3. 진단 과정에서 감별점

사실 이런 종류의 반항적 태도는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 특정한 시기에는 정상적일 수 있고, 환경에 적응하고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필요한 태도로도 볼 수 있습니다. 사춘기나 아동기의 이런 정상적인 반항적 태도와 적대적 반항 장애는 세심한 구별이 필요합니다. 발달적으로 적절한 반항적 행동은 적대적 반항 장애보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시기가 짧고, 빈도가 적고 행동의 심각성도 크지 않습니다.
한편 환경적 변화나 급격한 스트레스 등에 의해 생긴 적응장애나 일시적인 스트레스 반응의 일환으로 문제행동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소아의 경우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학습능력이나 인지기능의 장애(정신지체를 포함)의 일환으로 적대적 행동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만일 이런 문제가 발견되고 이와 동반하여 적대적 행동이 반복적이고 심각하게 보인다면 두 진단을 동시에 내릴 수도 있습니다.
일부의 아동은 나중에 품행장애로 진단할만큼 문제행동이 발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아동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몇 년이 지나면 25% 정도의 아동은 적대적 반항장애의 진단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수준으로 좋아지기도 합니다.
품행장애로 발전하는 적대적 반항장애 아동의 특징은 공격성입니다. 자주 싸우고 훔치는 행동을 보입니다. 반면 덜 공격적이고 반사회적 특징이 적은 집단은 나중에 품행장애로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4. 이 아이들은 나중에 어떻게 될까?

적대적 반항 장애로 구분되었던 아이들은 나중에 어떻게 될까요? 문제행동의 심각도와 빈도에 따라 사뭇 다른 길로 가게 됩니다.

1) 지속적으로 적대적이고 반항적인 행동을 보인 경우

이 경우에는 청소년기의 품행장애로 발전하고 나중에 성인이 되고 난 다음에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혹은 조기에 술, 담배, 기타 약물을 남용하거나 의존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2) 자연경과로 좋아지는 경우

약 4명 중에 한 명은 몇 년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문제 행동이 사라지게 되어 더 이상 진단하기 어려운 수준이 됩니다. 즉 사춘기를 다소 심하게 겪고 넘어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부모가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를 대할 수 있는 가정환경이 조성된다면, 아이도 점차 내적 통제능력이 자연히 발달하고 자기 감정을 통제하게 되면서 내면의 성장이 일어나게 되어 좋아집니다.

부모가 반사회적 경향이 있거나 혼돈스러운 가정환경인 경우, 적대적 반항 장애로 진단된 아이들의 경과는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우울증, 지적능력,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술이나 담배문제와 같은 동반된 정신병리 유무와 적절한 가정환경과 부모의 태도 등이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겠습니다.

유명한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는 농구를 시작하기 전까지 좌충우돌의 싸움꾼에 절대 남의 말은 듣지 않는 문제 청소년이었습니다. 감독의 말을 무시하고, 주장의 권위도 인정하지 않았으며, 싸움만큼은 절대 지지 않는 최강싸움꾼이었지요. 그렇지만 농구를 시작하면서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깨닫게 되었고, 아주 빠른 시간안에 ‘바스켓 맨’이 되면서 예전의 껄렁하던 친구들과 거리를 두게 되고 싸움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농구부의 핵심멤버가 됩니다. 강백호의 경우 초기에 보이는 모습은 파괴적인 행동이 주로 있고, 중학교 시절까지는 못말리는 품행장애 환자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보이는 태도는 ‘적대적 반항 장애’에 더 가까운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의 문제행동이 지속되지 않고 긍정적인 사회기술로 농구를 접하면서 강백호는 더 이상 파괴적 행동장애의 환자 범주에 머무르지 않고 건강한 청소년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적대적 반항 장애의 사례 : 만화 슬램덩크의 강백호

  • 흥, 웃기고 있네 될대로 되라지 : 농구를 시작하기 전까지 좌충우돌의 싸움꾼에 절대 남의 말은 듣지 않는 문제 청소년
  • 나는야 바스켓맨~ :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건강한 청소년으로 변화

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5. 치료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동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치료에 참여해야 합니다. 가족이 아동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평가하고 가족과 아동 사이에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을 교정하고 부모를 훈련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제행동은 줄이고, 적절하고 좋은 행동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줘서 강화시켜 나가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사용하게 됩니다. 권위적인 대상을 향해 부정적인 태도를 대하는 부분은 지적해서 줄여나가고, 적절한 언행을 사용했을 때에는 좋은 피드백을 줘서 그런 행동과 태도를 강화해나가는 행동요법적 접근이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결국 한편으로는 아동의 자존감이 낮고, 발달이 미숙한 면이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신치료로 아동의 문제적 갈등과 부모에 대한 무의식적 공격성을 다뤄 올바른 방향으로 발달을 계속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합니다.
치료과정에서 아동은 치료자와의 관계를 통해 갈등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며, 스트레스를 나은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 또 스트레스를 견디는 법, 그리고 꼭 위험하고 공격적인 방법이 아니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점차 안전감과 자기 조절능력이 향상되며 사회적 관계를 맺는 또래들이나 다른 어른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게 됩니다. 부모가 지나치게 엄하거나 체벌을 심하게 하는 환경인 경우에는 이 부분에 대한 교정도 함께 진행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작성 및 감수 : 대한의학회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 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품행 장애 (conduct disorder)

품행 장애는 지나친 공격성, 타인을 해치는 행위, 자기 물건이나 남의 물건을 파괴하는 행동, 사기와 도둑질, 그 나이에 지켜야 할 규칙들을 빈번히 어기는 것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중요한 특징은 공격성과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우울증, 학습장애가 동반되기도 하며 지나치게 엄한 부모의 훈육, 편부모와 같은 좋지 않은 가족환경, 부모의 훈육이나 지도가 너무 없는 경우,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것과 같은 사회심리적 요소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다음은 전형적인 품행 장애의 사례입니다.

"15세 소녀 민주는 1년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 12살 때부터 안 좋은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일찍 담배와 술을 마시고, 학교 공부는 등한시 했다. 엄마와 아빠는 이혼을 해서 민주는 할머니와 한동안 살다가 나중에 엄마와 살게 되었는데, 엄마는 곧 재혼을 했고 새아빠가 의붓언니와 남동생 사이에서 민주는 서서히 집에서 겉돌게 되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른 아이의 돈을 뺏다가 걸려서 학교 선생님에게 엄마가 불려가기도 했는데, 엄마는 이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와 민주를 심하게 때리면서 “네가 친아빠를 닮아서 손버릇이 안좋다”는 폭언을 하기도 했다.

다음날 민주는 처음 집을 나가서 이틀간 친구집을 전전하다가 엄마에게 붙잡혀 돌아왔다. 돌아와 더 심한 체벌을 받고 나서 한동안은 잠잠한 듯 했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민주는 좋아지지 않고 공부는 거의 하지 않고 동네의 비슷한 언니들과 어울려 늦게까지 돌아다니고, 주말에는 거의 집에 들어오지 않는 생활을 하다가 결국 어느날 짐을 싸서 가출을 해서 연락이 끊어졌다. 엄마가 핸드폰으로 연락을 했으나 가입해지가 된 상태였다. 실종신고를 냈지만 추적이 되지 않은 상태로 일 년을 보내다가 부모에게 연락이 왔다. 심한 복통으로 근처 병원의 응급실에서 보호자가 필요하여 연락이 온 것이었다.

검진 결과 자궁외 임신과 심한 자궁내막염이 있었다. 수술이 끝나자마자 바로 가출을 할 것이 분명해보여 걱정이 된 부모가 정신과와 산부인과가 같이 있는 병원으로 전원을 원하여 정신과로 입원을 하게 되었다. 입원 후 면담을 해보니 민주는 그동안 가출을 해서 유흥가에서 호객행위 등을 하고 돌아다니며 비슷한 십대 가출 청소년들과 집단생활을 하였고, 이후 유흥가에서 나이를 속이고 취직해서 돈을 벌어왔다. 민주는 항생제 치료가 모두 끝나는 시기까지 입원을 한 후 외박을 다녀와서 가족과 생활을 하게 되었고, 학교와도 얘기가 잘 되어 학교 생활도 다시 하기로 약속을 하고 퇴원했다. 핸드폰 번호도 바꾸고, 예전 핸드폰도 없애 이전에 어울리던 아이들과는 모두 관계를 끊기로 약속했다. 처음 두 번은 외래를 왔으나 그후 방문하지 않게 되었고, 한 달 후 어머니가 무단결석에 대해 해명을 할 진단서를 위해 찾아왔는데, 민주는 다시 학교를 가지 않고 예전에 알던 언니들과 인터넷을 통해 다시 연락이 되면서 결국 집을 나가서 현재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호소하였다."

1. 얼마나 흔한 병일까

부모에게 반항하거나 규칙을 어기는 것은 아동기에 흔히 볼 수 있는 행동입니다. 그러나 품행 장애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훨씬 심하고 빈번하며 일시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성을 갖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일반 인구에서 1-1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대략 5%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남자에서 여자보다 4배에서 12배가 더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부모가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갖고 있거나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경우 아이에서 품행 장애가 생길 확률이 더 높습니다. 그리고 사회경제적으로 하위 계층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 왜 발생하는가

아이들의 이런 문제적 행동의 원인을 한 가지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생물학적, 환경적, 이전의 경험들이 모두 복합적으로 얽혀서 품행 장애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1) 부모의 요인

심하게 학대를 하고, 체벌을 하거나 폭언을 일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나중에 역시 공격적인 행동을 일삼을 위험이 있습니다. 부모의 이혼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이혼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헤어진 부모 사이의 갈등, 다툼, 후회, 냉소적 공격성 등을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한 요소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부모가 우울증, 반사회적 성격 장애, 알코올 문제와 같은 정신질환이 있거나, 아이를 방치하거나 유기했던 경험이 아이의 품행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정신분석적으로는 부모의 반사회적 욕망을 무의식적으로 행동화한 것이 아이에게 품행 장애가 나타난다는 가설을 세우기도 합니다. 가정환경 자체가 폭력적이고 혼란스러울 때 아이는 충동을 억제하는 역할 모델을 경험하지 못하기 쉽습니다. 부모가 항상 싸우고, 폭언을 주고받는 것을 보면서 아이는 그런 모습을 학습하고, 반대로 충동을 억제하는 성숙한 모델을 내재화시키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채 항상 결핍된 상태로 지내며 욕구불만이 되고, 자존감이 낮고 타인의 정서를 공감하는 능력을 발달시키지 못하게 됩니다.

2) 사회문화적 요인

도시에서 경제적으로 하위수준에 있는 집안의 아이가 품행 장애가 생길 위험이 높습니다. 부모가 실직상태, 사회적 지지망이 결여된 상태, 거주지역의 공동체에 결속력을 갖고 있거나 참여하고 있다는 의식을 갖고 있지 못할 때 품행 장애가 생길 위험이 높습니다. 청소년기에 일찍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 것과 공격적이고 일탈행동을 하는 것은 의미 있는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술과 습관성 약물 자체가 품행 장애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요소임은 분명합니다.

3) 신경생물학적 요인

이것에 대해 잘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일부 아동에서 노르아드레날린 기능이 떨어져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로 인하여 좀 더 쉽게 따분해하고 지루해하는 것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세로토닌의 기능 이상과 충동성의 연관성을 보고하기도 합니다.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10세 아동의 뇌파에서 전두엽 활동성이 정서 지능, 공격성, 규칙 깨기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전두엽의 뇌파활동성은 정서의 조절과 연관된다고 여겨집니다. 외향적인 행동이 두드러지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우측 전두엽 뇌파활동성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발견되었고, 남자아이들이 정서 지능이 낮았고 공격성도 두드러졌습니다.

최근 한 연구는 생물학적 유전자와 아동학대의 경험이 상호작용하여 품행 장애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를 한 바 있습니다. 이는 유전과 환경 어느 한가지만으로는 품행 장애의 발병 원인을 설명할 수 없고 타고난 기질과 양육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이 서로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4) 소아기의 학대 경험

어릴 때 만성적으로 신체적 학대를 받은 경우, 혹은 성적 학대를 받은 경우에 나중에 공격적 행동을 할 위험이 높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배우자에게 학대를 받은 어머니에게서 양육된 아이 또한 나중에 공격성과 정서불안정을 보이는 위험이 높습니다. 자신의 정서와 감정을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으로 표현하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심하게 학대를 받은 경험을 한 아이들은 지나치게 예민하고 평소에 신경질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참을성이 없고, 다른 사람의 호의를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고 의심하고, 중립적인 접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자신에 대한 공격적 행동으로 오해하고, 이에 대해 폭력적으로 반응을 일삼게 됩니다.

3. 진단

품행장애의 문제행동 진단

A.다른 사람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하고 나이에 맞는 사회 규범 및 규칙을 위반하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양상으로서, 다음 항목 가운데 3개 이상 항목이 지난 12개월 동안 있어 왔고, 적어도 1개 항목이 지난 6개월 동안 있어 왔다. [사람과 동물에 대한 공격성] 1.흔히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위협하거나, 협박한다. 2.흔히 육체적인 싸움을 도발한다. 3.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무기를 사용한다 (예:곤봉, 벽돌, 깨진병, 칼 또는 총) 4.사람에게 신체적으로 잔혹하게 대한다. 5.동물에게 신체적으로 잔혹하게 대한다. 6.피해자와 대면한 상태에서 도둑질을 한다 (예:노상 강도, 날치기, 강탈, 무장 강도) 7.다른 사람에게 성적 행위를 강요한다. [재산의 파괴] 8.심각한 손상을 입히려는 의도로 일부러 불을 지른다. 9.다른 사람의 재산을 일부러 파괴한다 (방화는 제외) [사기 또는 도둑질] 10.다른 사람의 집, 건물, 차에 침입한다. 11.물건이나 호감을 얻기 위해, 또는 의무를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흔히 한다 (예:다른 사람을 속인다) 12.피해자와 대면하지 않은 상황에서 귀중품을 훔친다 (예:파괴와 침입이 없는 도둑질, 문서 위조) [심각한 규칙 위반] 13.13세 이전에 부모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밤늦게 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14.친부모 또는 양부모와 같이 사는 동안 적어도 2번 가출한다 (또는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는 1번의 가출) 15.13세 이전에 시작되는 무단 결석 B.행동의 장해가 사회적, 학업적, 또는 직업적 기능에 임상적으로 심각한 장해를 일으킨다 C.18세 이상일 경우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진단 기준에 맞지 않아야 한다. 유형 소아기 발병형 : 10세 이전에 품행장애 특유의 진단 기준 가운데 적어도 1가지가 발생한 경우 청소년기 발병형 : 10세 이전에는 품행장애의 어떠한 진단 기준도 충족시키지 않는다. [심각도] 가벼운 정도 : 진단을 내리기 위해 요구되는 정도를 초과하여 나타나는 문제가 매우 적고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단지 가벼운 해를 끼친다 (예 : 거짓말, 무단결석, 허락 없이 밤늦게 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것) 중간정도 : 품행 문제의 수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영향의 정도가 가벼운 정도와 심한 정도의 중간이다 (예 : 피해자와 대면하지 않는 상황에서 도둑질하기, 기물 파괴하기) 심한정도 : 진단을 내리기 위해 요구되는 정도를 초과하여 나타나는 품행 문제가 많거나 또는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해를 끼친다 (예 : 성적강요, 신체적 잔혹함, 무기사용, 피해자와 대면한 상황에서 도둑질, 파괴와 침입) (DSM-IV기준)

품행 장애의 문제행동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그 강도가 세지게 됩니다.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증상을 먼저 보이기 시작해서 남자아이는 10-12살 사이, 여자아이는 12-14살 사이에 보통 처음 진단이 됩니다.

아이들의 특징적 문제행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아이를 위협하고, 때리고, 또래나 다른 동물을 향해 잔인한 짓을 합니다. 말을 할 때에도 폭력적이고, 상스러운 말을 쓰며 위협을 하는 말을 상시적으로 합니다. 어른들에게도 반항적이며, 부정적이고 순종적이지 않습니다. 뻔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학교를 빼먹고, 집을 나가거나 물건을 부수고, 훔치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합니다. 어린 나이에 성행위를 시작하거나 술, 담배, 기타 금지된 습관성 약물에 손을 댑니다. 문제가 잘 해결이 되지 않을 때에는 충동적으로 자살을 하거나 자해를 하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의미있는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고 항상 외톨이로 지냅니다.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신뢰를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그룹의 리더가 되어 폭력집단을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은 자기보다 나이가 아주 많거나, 젊은 폭력배를 존경하고 따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혹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해 후회하고 자책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남 탓으로 돌리거나 그 행동의 불가피성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호도합니다.

사회적으로 적절한 방법으로 관계를 맺고, 의사소통 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갈등이 생겼을 때 폭력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거나, 자기 식으로 고집을 부리고, 기다리거나 유연하게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전략수정을 하지 못하고,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해 타인의 마음에 대한 배려 없이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것을 주된 수단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평가를 위해 면담을 할 때에도 거짓말을 일삼고, 남의 탓을 하고, 감정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공격적이고 부정적이며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보의 신뢰도에 대해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하며, 면담자의 안전에 대해서도 주의를 해야 합니다.

4. 감별해야 할 질환들

1) 기분 장애

청소년기의 우울증상의 특징은 일반적인 성인기 우울증과 달리 반항적인 행동, 짜증, 공격적인 언행으로 표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품행 장애의 문제행동과 표면적으로는 유사할 수 있으므로 감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한편 양극성 정동장애의 조증이 있을 때에도 품행 장애의 문제행동과 매우 유사할 수 있으므로 감별에 주의해야 합니다. 그러나 기분 장애에 의한 문제행동은 품행 장애와 달리 일시적이며, 기분의 고저에 따라 맞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반복적이고 꽤 오랜기간동안 지속되어온 품행 장애의 문제행동과 구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분 장애와 품행 장애가 함께 진단이 가능한 경우도 있고, 사회경제적, 문화적, 환경적 위험 요소를 두 질환이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2)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학습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품행 장애와 흔히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소아기에 산만함이나 학습에 문제가 있던 아이가 청소년기로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품행 장애로 진행하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3) 물질관련 장애

술, 담배와 같은 습관성 물질에 의존성을 일찍 보이는 경우가 일반 인에 비해서 품행 장애 청소년에서 더 많이 관찰됩니다. 소아기에 자주 싸움을 한 경력이 청소년기에 술이나 담배문제와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한번 술이나 담배에 의존성을 갖게 되면 이후에 품행 장애의 경과에서 나쁜 예후 인자로 작용하게 됩니다. 바람직한 사회기술을 습득하거나, 문제해결방법을 습득하는데 방해가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술이나 담배문제는 한 번 시작하면 품행 장애의 문제행동을 지속시키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청소년기 격동 (adolescent turmoil)

청소년기에 자연 경과적으로 보이는 반항적인 행동, 일탈과 품행 장애를 구별해야합니다. 사춘기의 생물학적 변화(남성/여성 호르몬의 변화, 이차 성징 등)로 인한 급격한 신체변화, 심리적 사회적 변화에 정신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에 문제행동이 드러나는 수가 있습니다. 잠복기 이후에 잠재되어있던 정체성 형성의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는 2차 분리개별화과정이 시작되면서 부모가 정한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근본적으로 부모가 정한 기준 모든 것을 부정하는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부모가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라고 얘기를 해도 “아니에요, 셋이에요”라고 우기고 싶어지는 시기입니다.

그런 일차적이며 무조건적인 부정의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이 시기의 청소년은 믿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를 질풍노도의 시기(Strum und Drang)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하지 말라던 모든 행동을 다 시도하며, 부모보다는 또래집단의 규준이 더욱 중요해져서 또래 집단에 소속해있기 위해 원치 않는 행동을 과감히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음주, 흡연, 성행위, 원치 않는 임신, 난폭한 운전, 위험한 운동, 자살 시도와 같은 과격한 행동으로 문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를 정신 역동적으로는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고,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자신의 내면의 공포를 극복하기위해 도리어 훨씬 위험한 행동을 방어적으로 감행하는 역공포 (counterphobic dynamics) 행위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런 행동을 통해 부적절감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고, 성적 정체성의 확립을 시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오랜 시간 연구를 한 Offer와 Sabshin이라는 학자는 1975년에 이 시기의 청소년 격동을 보이는 아이들의 1/3은 결국 순탄한 길로 돌아가게 된다면서 일과적인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을 모두 품행 장애로 진단을 할 필요는 없고, 위험하지 않게 잘 이 시기를 넘어가게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5. 영화 ‘친구’를 통해 이해하는 품행 장애

1976년 13살, 호기심 많던 폭력조직의 두목을 아버지로 둔 준석(유오성 분), 가난한 장의사의 아들 동수(장동건 분), 화목한 가정에서 티없이 자란 상택(서태화 분), 밀수업자를 부모님으로 둔 귀여운 감초 중호(정운택 분). 넷은 어딜 가든 함께 했다. 훔친 플레이보이지를 보며 함께 낄낄거렸고, 이소룡의 브로마이드를 보며 경쟁하듯 흉내냈고, 조오련과 바다 거북이 중 누가 더 빠를까하며 입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조직폭력배의 아들이던 준석은 자연스럽게 그 세계로 들어가게 되고, 동수는 그를 따라 준석과 함께 일을 하게 된다. 극장에서 시비가 붙어 패싸움에 말려든 상택은 준석에게 자기도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지만 거절을 당한다.

선생님과 말다툼을 하다가 결국 학교를 뒤집어엎은 준석은 동수와 함께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학교를 그만두고 난 이후 본격적으로 폭력배의 길로 들어가고, 상택은 이후 대학에 진학을 하면서 한때 격정적이던 고등학교 생활은 추억의 뒤안길로 남겨두게 된다. 그리고 이십대 중반이 되어 다시 만난 친구들은 서로 다른 세계에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반대파 조직으로 옮긴 동수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행동대장이 된 준석은 운명의 대결을 하게 된다.

영화 친구와 품행장애 그림

2001년 곽경택 감독이 발표한 영화 ‘친구’는 다양한 수준의 품행 장애와 청소년기의 문제행동을 현실감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준석의 경우는 아버지도 역시 반사회적 인격장애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질적인 면을 많이 물려받았고, 어릴 때부터 그런 환경에서 자라면서 공격적이고 위험한 행동에 대한 경계심이 낮고, 일반화시키고 합리화하는 면을 학습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면에서 준석이 품행 장애적인 면을 보이는 것은 상당히 개연성이 있고 영화 속의 행동과 말을 미루어 볼 때 품행 장애로 진단을 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에 반해 상택과 중호는 함께 어울리는 친구이고 패싸움에 연루되고 다소 위험한 일탈행동을 했다는 면에서 고등학교 때의 활동만을 보면 품행 장애로 볼 요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상택과 중호의 경우는 이후의 생활이나 이전의 삶, 환경, 그리고 그런 위험한 행동에 대해 불안하고 긴장을 하는 면, 다만 약간의 모험과 일탈로만 받아들이고 있는 면이 강하다는 면을 평가할 때 ‘청소년기의 격동’이나 일시적인 ‘적대적 반항 장애’ 수준으로 진단적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준석과 동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진단할 수 있는 폭력배의 길을 가게 되고, 상택과 중호는 그쪽으로 가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방향으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둘의 차이는 고등학교때 보이는 행동으로는 다소 비슷해 보이지만 이후의 경과는 무척 다르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6. 품행 장애의 경과

일찍 시작하고, 문제행동의 종류가 많을수록, 그리고 자주 문제행동을 표현할수록 경과는 나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한 품행 장애는 한편 우울증과 같은 기분 장애, 알코올 중독과 같은 정신질환이 공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존질환이 있을수록 향후에 정상적 생활을 하기란 갈수록 어려워집니다. 한 연구에서는 어린시기에 공격적인 행동을 하거나 부모가 범죄성이 있는 경우에는 성인기에 감옥에 수감될 위험이 높아지지만, 품행 장애로 진단되었던 것 자체는 구속될 위험을 예측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되었습니다. 좋은 예후를 보이는 경우는 공존 정신질환이 없고 정상 지능을 갖고 있고, 그 정도가 가벼울 때입니다.

7. 치료

한 가지 잘 듣는 치료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복합적인 치료법이 권장됩니다. 가족과 지역공동체의 역할도 품행 장애를 치료하는데 중요합니다. 긍정적이고,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행동, 또 공격적인 언행이 아닌 적절한 말과 행동을 할 때 긍정적 피드백과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행동요법이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사회기술훈련, 가족교육과 혼란스러운 가족간의 갈등을 치유하는 가족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의 정량적 목표는 문제행동의 종류를 줄이는 것, 거짓말과 물건 훔치기와 같은 나쁜 행동을 없애는 것입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병원과 같은 치료시설 만큼 학교에서 시행하는 사회기술, 문제해결능력 교육이 문제행동과 공격성을 줄이는데 효과적이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학교 내 폭력과 공격적 행동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목표중 하나입니다.

안전한 학교 환경을 조성하고, 안정적 체계 안에서 아이가 지낼 수 있도록 외부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충동적이고 자기조절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강력하고 안정적이며 단단한 지지구조를 외부에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문제행동을 통제하는데 효과적입니다.

부모가 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 알코올 문제, 부부갈등과 같은 정신과적 문제가 있을 때에는 이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아이의 품행 장애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필수적입니다. 가족이 아이에게 위해하다고 판단될 수준으로 혼란스럽고, 문제가 있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를 집에서 떼어내서 안정적인 쉼터나 다른 주거시설로 옮기는 것도 문제행동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개인정신치료는 문제행동을 교정하고 긍정적 사회기술을 습득하는데 포커스를 맞춥니다. 치료는 일찍 시작할 수록 효과적인데, 문제행동이 시작된지 오래 되었을수록 고착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치료는 갈수록 어렵기 때문입니다.

공격성이 뚜렷한 경우 약물요법이 도움이 됩니다. 소량의 항정신병약물이 공격적 행동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보고들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이 품행 장애의 문제행동과 공격성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양극성 정동장애가 동반되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리튬이나 카바마제핀과 같은 기분안정제가 공격성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동의 불안정, 짜증, 충동성을 줄이는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가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학습장애나 기타 기분장애와 같은 동반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적절한 약물치료가 병행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작성 및 감수 : 대한의학회_대한신경정신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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